미국發 셰일가스 혁명 동북아 강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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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술력 확보로 자주 개발 능력 키워야
한정적인 석유자원을 대체할 에너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셰일가스가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허나 세계 에너지 시장의 재편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술 개발, 환경오염, 에너지 인프라 등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해 소음이 끊이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16일 셰일혁명이 국제 외교 안보 및 우리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제3차 셰일가스 국제협력 컨퍼런스’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외교부 안총기 경제외교조정관은 “셰일가스는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적 차원에서도 전략적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며 “에너지 불완전성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국가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조정관은 “일본, 한국, 중국, 대만 등 동북아 4대국이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양은 세계 교역량의 60%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의 셰일가스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와 기업, 학계의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셰일가스 도입이 동북아의 에너지 불완전성을 해소하는 기회라는 것이다.
경제, 외교 안보적으로 가치 높아
신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셰일가스는 진흙이 뭉쳐져 형성되는 퇴적암층인 셰일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로 1000m 아래에 위치해 있다. 수평으로 자리 잡은 암석층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분포돼 있어 채취 시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과거에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채굴이 어려웠으나 미국을 중심으로 시추가 상용화됨에 따라 미국은 최근 셰일가스 생산량 증대로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이자 세계 2위의 원유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석유업체 셰브론(Chevron)의 에드워드 풀(Edward Poole) 업스트림 개발 부문 부사장은 “셰브론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기술 개발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넓은 안목과 꾸준한 기술개발이 셰브론만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또한 풀 부사장은 셰브론이 미국 내에서 셰일가스 개발을 성공한 것은 원가 경쟁력과 투자의 효율성, 기술의 차별화, 지속가능한 환경 접근가능성, 통합 솔루션을 찾아낸 것으로 꼽았다.
가스 회수율 높이는 기술 개발 추진
풀 부사장은 “셰브론의 기술 자산은 아직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높은 효율을 가지고 가스를 회수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셰일가스 개발 사업이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와 유럽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석유대학 동 시우청(Dong Xiucheng) 석유가스산업 연구개발센터장은 “중국은 풍부한 셰일가스를 보유하고 있고 국영기업들이 진척을 거둬왔다”며 “개발차원에 있어서 전망이 좋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탄력을 받아 중국은 2015년에 총 65억㎥의 셰일가스 생산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량의 셰일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은 이에 반해 기술 수준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셰일가스 보유국 중국, 기술·장비 미숙해
동 시우청 연구개발센터장은 “중국의 평가기술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고 기술과 장비의 미숙함, 허점이 많은 현 정책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의 셰일가스 사업의 진행과 환경규제의 강화, 완성도 있는 정책 수립 및 셰일가스 지원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일가스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공기업을 중심으로 3, 4년 전부터 이뤄졌으며 미국 등으로 다수의 한국기업이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가스, 석탄을 포함한 에너지 소비량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자원 빈국으로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에너지 자급률 목표를 2007년 4.2%에서 2030년에는 40%까지 올린다는 정부의 정책 목표의 일환으로 한국석유공사가 많은 자산을 매입하는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석유공사 최병구 석유개발기술원장은 “자산 매입으로 단기간 성장은 유리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탐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셰일가스는 진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원이다”고 밝혔다.
최병구 석유개발기술원장은 “석유가 컵에 담긴 물이라면 셰일가스는 바닥에 쏟아진 물과 같아서 분포돼 있는 셰일가스를 자산의 가치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력을 준비하지 않으면 자산의 가치를 창출할 수 없어 산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기술력 확보를 극대화해 기존의 지분 참여 등 비운영권자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주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수요의 30%를 러시아에서 구입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 역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에너지 위기를 인식하고 셰일가스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낮은 경제성…셰일가스의 과대평가
글로벌 석유가스 신흥시장 리더
한편 일각에서는 셰일가스를 두고 지속가능성이 불투명하며 현실적으로 난제들이 산재해 무조건 장밋빛 전망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국 회계 컨설팅 기업인 언스트앤영(Ernst&Young)의 알렉산드리 올리베이라(Alexandre Oliveria) 글로벌 석유가스 신흥시장 리더는 “최근 중국 셰일가스에 투자한 셰일개발 선도 기업들의 잇따른 철수를 보듯이 지나친 낙관이다”며 “투자 규모가 큰 셰일가스 사업은 현실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이 돈을 벌기가 힘들고 제한적인 시장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발 기업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것이다.
올리베이라 리더는 “석유와 비교했을 때 셰일가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업계의 전망치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셰일가스의 환경적인 측면도 고려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최근 식수용 우물이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대학 공동 연구를 통해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셰일가스 추출 공법인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이 수질 오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가스 시추 회사가 지하수를 보호를 위해 설치한 천연가스정의 결함으로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어드번스드리소스 인터내셔널(Advanced Resources International)의 스콧 스티븐스(Scott H. Stevens) 부사장은 “셰일가스 추출공법에서의 수자원 오염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다만 추출과정에 있어 지진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지대를 찾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