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정유라 국내 압송 절차 착수… 긴박한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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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송환 초읽기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1일(현지시간) 덴마크에서 전격 체포돼 국내 송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씨와 관계된 이화여대 특혜 의혹과 삼성그룹의 승마 지원 의혹 등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국정농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온 최씨가 정씨 체포 이후 심경변화로 진술을 바꿀지 여부도 주목된다.
정씨는 이대 입시와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은 당사자다. 교육부의 이대 특별감사에 따르면 이대 입학처장은 정씨의 아세안게임 금메달 수상 뒤 “(면접에서)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면접위원들에게 강조하는 등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벌였다.
정씨는 입학 이후 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출석 대체물도 내지 않았는데 출석과 학점을 인정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정씨가 소환돼 조사받을 경우 이대 입시 및 학사 분야에서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들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또 정씨 수사로 삼성과 최씨 간 자금이 오간 경위와 돈이 쓰인 흔적 등을 밝힐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 특검팀이 정씨의 독일
내 행적 등을 추적하면 삼성이 보낸 돈이 쓰인 곳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 명의로 독일에 페이퍼컴퍼니 등이 세워진 점을 고려하면, 정씨 조사를 통해 최씨가 독일에 세운 여러 페이퍼컴퍼니의 지분 구조 및 자금세탁 경로 등이 드러날 수도 있다.
정씨는 검찰과 특검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최씨의 입을 열 수 있는 ‘열쇠’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씨는 지난달 26일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한 의원이 딸에 대해 언급하자 눈물을 보일 정도로 정씨를 걱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그동안 국정농단 주요 의혹을 부인하거나 모른다는 식의 진술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정씨가 특검에 소환되고 사법처리되는 수순을 밟을 경우 딸의 선처를 위해 진술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정씨의 긴급체포 소식을 접한 법무부와 경찰 등은 2일 압송 절차를 밟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였다. 덴마크 경찰은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된 정씨를 24∼72시간 구금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24시간 동안 보호조치를 하고 풀어줘야 하는 것으로 한국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법무부는 정씨가 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덴마크 경찰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국내법을 위반한 피의자가 외국에 있을 경우 해당 국가에 ‘피의자 구금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한국 경찰은 인터폴에 정씨 적색수배 명령을 신속히 내리도록 다시 요청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인터폴에 정씨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아직 수배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국 외교부도 주덴마크 대사를 통해 정씨와 접촉을 시도 중이다. 긴급인도구속 청구가 받아들여져도 정씨가 송환 절차에 반발해 범죄인 인도청구 관련 재판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단기간 내 정씨 송환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