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김형식 살해교사 사건 전모
기자 기자
작성일 14-07-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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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2일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을 구속기소함으로써 살인교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재판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또 피살된 재력가 송모(67)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어서 이 사건을 둘러싼 파장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이 밝힌 전모는 이렇다. 김 의원이 피해자 송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00년이었다. 국회의원 보좌관이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송씨를 알게 됐다. 이후 김 의원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된 발산역 인근 지역을 상업지구로 용도 변경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송씨로부터 5억2,000만원을 받았다. 근린생활 시설이 상업지구로 용도가 변경되면 건물을 증축해 관광호텔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낼 수 있고 토지 가격도 크게 오를 것이란 게 송씨의 계산이었다. 김 의원이 마침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도 한 이유가 됐다.
송씨는 자신이 만난 사람은 물론 이들에게 지출한 금품 내역을 1991년부터 살해되기 직전인 올해 3월 1일까지 이른바 ‘매일기록부’라는 장부 두 권에 꼼꼼히 적어 뒀다. 김 의원에게도 술값 등 수천만원을 포함, 총 5억9,000여만원이 20여차례에 걸쳐 지출된 것으로 적혔다. 송씨는 돈을 건넬 때 작성한 차용증을 근거로 2012년부터 김 의원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의 토지는 처음부터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송씨는 6·4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재선을 노리던 김 의원에게 용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금품 수수를 폭로해 선거에 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압박까지 가했고, 이에 김 의원은 2012년 4월부터 송씨를 살해할 마음을 먹고 친구인 팽모(44)씨를 사주했다. 팽씨에게 “인간 같지 않은 사람에게 시달린다. 해결할 방법이 없다. 송씨에게 돈을 받고 일처리를 해주기로 했는데 해주지 못해 협박당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의원은 이후 범행에 차질이 없도록 미리 송씨의 일정, 출·퇴근 시간, 동선 등을 시간대별로 자세히 파악해 구체적인 행동 지침도 제시했다. 그러나 팽씨가 정작 범행을 차일피일 미루자 김 의원은 지난 1월 범행에 사용할 전기충격기와 손도끼를 직접 쥐어주기까지 했다. 범행 전날에는 팽씨에게 “이번에 못하면 방법이 없어 더 이상 미루지 못하니 내일 새벽 무조건 처리해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팽씨는 3월2일 0시40분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4층짜리 건물의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씨를 전기충격기로 쓰러뜨린 후 손도끼로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 팽씨는 이후 택시를 4차례나 갈아타며 인근 야산으로 도망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가지 등을 불태워 증거를 없앴다. 김 의원은 범행 사흘 뒤 자신의 차량으로 팽씨가 인천공항을 거쳐 중국으로 도망가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도피자금으로 추정되는 수백만원을 팽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경찰이 CC(폐쇄회로)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통해 팽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인터폴에 수배했고, 팽씨는 지난 5월 중국에서 붙잡혔다. 팽씨는 이에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검거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김 의원은 “네가 한국에 들어오면 난 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자살을 요구했다. 남은 자녀의 대학진학과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이 지난달 24일 팽씨의 신원을 중국 공안으로부터 넘겨받고, 같은 날 김 의원까지 검거하면서 현직 시의원이 연루된 희대의 살인 사건은 막을 내렸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최경규 부장검사)는 22일 김 의원과 팽씨를 각각 살인교사와 살인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결국 모든 것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