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돈바스서 집단학살”… 美 “침공 명분 쌓기 기만전술”
" 접경지서 교전, 전쟁 도화선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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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도착한 美최정예 부대.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분리독립을 원하는 돈바스 지역 반군을 연이틀 공격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17일(현지시간) 오전 루간스크 지역을 4차례 포격했다고 전했고 타스 통신은 전날 오후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남쪽에 4차례 포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반군이 정부군을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4400만명)의 10분의1 정도인 400만명이 거주하는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로 병합되길 원하는 반군들이 장악한 지역이다. 반군들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 각각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세우고 자치권을 요구해 왔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 분쟁을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할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러시아는 정부군과 반군의 간헐적 충돌이 발생하는 이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돈바스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며 “민스크 (휴전) 협정의 이행을 통해 돈바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대사는 한술 더 떠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공격에 나선다면, 돈바스든 어디에서든 러시아 시민을 살해한다면 우리가 반격한다고 해도 놀라선 안 될 것”이라고 지난 15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서방국가들은 피해자를 자처하며 전쟁의 구실을 만드는 기만전술이 러시아의 전매특허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도 전쟁을 자행하기 위해 러시아의 낡은 각본(old playbook)이 실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살해했다는 민간인들의 무덤을 조명한 것에 대해 ‘가짜 깃발’(false-flag) 작전이라며 “언제라도 침공은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것을 구실로 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집단학살이 발생했고 이들을 묻은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는 게시물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주민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달 14일 회견에서도 “러시아가 이미 위장전술을 실행할 공작원들을 우크라이나 동부에 배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도심 교전과 폭발물을 이용한 훈련을 받은 특수공작원들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는 지난 며칠간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7000명의 군대를 증파했고, 16일에도 일부가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15만명의 러시아군이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는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언급과 같은 맥락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러시아의) 유의미한 후퇴는 없었고 푸틴 대통령은 언제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훈련을 마친 일부 병력을 본진으로 돌려보냈다고 발표했지만 훈련할 때 혈액은행과 야전병원을 마련하고, 전략 무기를 옮겨놓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